책소개
좌절이 길이 되고, 한 시인의 생애가 위로가 되는 순간
늦은 나이에 다시 붙든 꿈, 거듭된 낙방과 좌절의 시간을 지나온 한 작가가 노르웨이의 작은 마을 울빅으로 향한다.
그곳은 평생 정신병이라는 긴 병마와 싸우면서도 과수원을 일구며 시를 써 내려간 시인, 울라브 하우게가 살았던 땅이다.
세상의 평가와 인정보다 주어진 하루를 성실히 살아 내며 시를 써 온 그의 생애는, 등단의 문턱에서 수없이 무너졌던 저자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졌다.
“나는 왜 쓰는가.” 이 책은 그 질문 하나에서 시작되었다.
특별한 말을 앞세우기보다 주어진 시간을 묵묵히 살아 내고, 그 위에 차분히 문장을 쌓아 올린 시인의 태도는
바쁘게 앞만 보고 걸어온 저자의 발걸음을 멈춰 세우고, 지나온 길을 돌아보게 했다.
“한때 실패라고 여겼던 시간도 결국 내 삶의 일부였다.”
서울대교구 허영엽 마티아 신부는 이 책이 “지금도 늦지 않았다”는 조용한 용기를 전한다고 말한다.
한 줄의 시에서 시작된 순례가 한 권의 책이 되기까지, 좌절과 인내와 성찰의 시간을 통과해 온 저자의 목소리는 오늘 자신만의 속도로 묵묵히 걸어가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깊은 위로와 동행이 되어 줄 것이다.
책 속으로
생각과 말과 행동이 크게 다르지 않았던 울라브 하우게. 삶에서 실타래처럼 풀려 나온 그의 언어는 시로 태어나기 전, 먼저 기도였다. 노동과 자연 속에서 발견한 그의 언어는 시로 발현되기 전 이미 기도로 고양되어 있었을 것이다.
― 18p. ‘울라브 하우게와 사과나무’ 중에서
나도 내 마음을 붙잡을 수 없을 때, 나를 붙들어 줄 날카로운 문장이나 따뜻한 말 한마디를 가슴에 간직하고 싶었다.
― 22p. ‘시고 덜 익은 푸른 사과’ 중에서
시고 덜 익은 푸른 사과를 만났다고 해서 내 일상이 크게 달라지거나 좋아진 것은 아니었지만, 스스로 소모되고 있다는 생각이 반복될 때, 매일이 지난
한 시간으로 점철될 때 이 문장은 나를 나로 버티게 해 준 고마운 문장이 되었다.
― 22p. ‘시고 덜 익은 푸른 사과’ 중에서
그 시간은 자연스럽게 시가 다가오는 시간이었고, 시를 기다리는 시간이기도 했다. 새벽 나무들 사이로 날아다니는 새를 올려다보고 잠시 멈췄다가 다시 걷는 시간은 그에게 명상이었고, 코끝을 스치는 바람과 풀잎 하나에도 감사함이 깃든 기도의 시간이었다. 울라브 하우게는 입술로 말하지 않았고, 입술로 기도하지도 않았다.
― 34-37p. ‘봄, 새벽의 새 울음소리’ 중에서
울라브 하우게에게 책은 단순한 소유의 개념과 거리가 멀었다. 내면의 빈곤을 채우기 위한 도구도 아니었다. 책은 그의 문학의 중심이자 삶의 기둥이 되었다.
― 61p. ‘사과나무밭의 대가족’ 중에서
울라브 하우게는 이 카펫에 앉아 세상 어디라도 갈 수 있을 것이라는 꿈을 꾼다. 지금도 그는 사랑의 마법으로 짠 카펫을 타고 이 마을 울빅 어딘가를 떠다니고 있을 것만 같다.
― 149p. ‘네모 상자의 힘’ 중에서
머리말 5
감수자의 말 8
1장 시고 덜 익은 사과
울라브 하우게와 사과나무·17
시고 덜 익은 푸른 사과·21
노란 식탁보와 신선한 흰 종이·25
사과나무 속 붉은 집 ·28
봄, 새벽의 새 울음소리·34
2장 사과꽃이 천천히 피는 마을
사과꽃이 천천히 피는 마을·45
사과나무 둘레를 파고 거름을 주는 주름진 손·52
나무 위에 올라가서 책을 보던 소년 ·57
사과나무밭의 대가족·60
혼자 있는 하얀 집·66
3장 고립과 절망의 시기
울라브 하우게의 일기들·75
원예 학교 시절의 울라브 하우게·80
시인 등단과 첫 시집·82
고립과 절망의 시기·85
그림과 음악에 대하여·89
4장 어미 말과 새끼 말이 꽃으로 덮인
흰 수레를 끌고 오르는 언덕
열흘 동안 의자에 앉아 깊은 고요 속에 머무른 울라브 하우게·95
어미 말과 새끼 말이 꽃으로 덮인 흰 수레를 끌고 오르는 언덕·102
언덕 위의 작은 묘지·106
보딜 카펠렌은 울라브 하우게의 마지막 순간을 어떻게 생각했을까?·117
홀로서기 한 보딜 카펠렌·121
5장 고독한 아웃사이더
미지의 세계를 항해하는 고독한 아웃사이더·129
푸른 사과의 목소리·136
울라브 하우게와 보딜 카펠렌의 만남·141
네모 상자의 힘·147
울빅의 여름 장미·150
6장 자주 비가 오거나 자주 그치거나
울빅의 축제·157
울라브 하우게의 친구들·161
비가 자주 오거나 자주 그치거나·167
그 순간·172
사과꽃이 피기 시작한 그 집 앞·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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